환절기가 되면 옷장 앞에서 무엇을 꺼내고 무엇을 넣어야 할지 늘 애매합니다. 무작정 계절이 바뀌었다고 옷을 통째로 교체하면 아직 필요한 옷을 미리 넣어버리거나, 세탁하지 않은 옷을 그대로 압축팩에 넣어 다음 계절에 곰팡이와 냄새로 낭패를 보기 쉽습니다. 순서만 지키면 하루 만에 깔끔하게 끝낼 수 있습니다.

옷 정리 시기는 달력보다 최근 일주일 평균 기온을 기준으로 잡는 것이 정확합니다. 아침저녁 기온이 5도 안팎으로 오르내리는 시기에는 한 계절 앞선 옷을 미리 넣지 말고, 최저기온이 10일 이상 안정적으로 유지될 때 정리를 시작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일교차가 큰 초가을이나 초봄에 너무 서둘러 옷을 바꾸면 갑작스러운 추위나 더위에 다시 꺼내야 하는 일이 생깁니다.

Stacks of folded clothing on a closet shelf with clear plastic dividers

정리를 시작하기 전에는 옷장을 완전히 비우고 10분 정도 환기해 습기를 먼저 날려야 합니다. 옷장 안에 남아 있던 습기와 먼지 위에 새 옷을 바로 넣으면 냄새가 옷에 옮겨붙기 때문입니다. 이 김에 옷장 선반과 서랍 안쪽을 마른 걸레로 한 번 닦아주면 다음 계절까지 훨씬 쾌적하게 유지됩니다.

넣어둘 옷을 고를 때는 최근 1년간 한 번도 입지 않은 옷과 보풀·변색이 심한 옷을 먼저 골라내는 것이 좋습니다. 애매하게 남겨두면 옷장 공간만 계속 줄어들기 때문에, 넣을지 버릴지 고민되는 옷은 별도 상자에 모아뒀다가 한 계절 뒤에도 안 찾게 되면 정리하는 방식이 현실적입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은 보관 전 반드시 세탁하는 것입니다. 눈에 보이지 않는 땀과 피지, 음식물 얼룩은 시간이 지나면 산화되어 누런 변색으로 나타나고, 세균과 좀벌레를 끌어들이는 원인이 됩니다. 드라이클리닝이 필요한 옷도 그냥 넣지 말고 반드시 세탁소에 맡긴 뒤 완전히 건조된 상태로 보관해야 합니다.

a group of clothes on a wall

압축팩을 사용할 때는 패딩이나 니트처럼 복원력이 필요한 옷은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오래 눌려 있으면 충전재나 조직이 눌린 채로 굳어 다음 계절에 원래 볼륨으로 돌아오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압축팩은 이불이나 두꺼운 겨울 외투처럼 부피만 줄이면 되는 옷 위주로 사용하고, 공기를 완전히 빼기보다는 살짝 여유를 남기는 것이 옷감 손상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옷장에 다시 넣을 때는 무거운 옷을 아래쪽에, 가벼운 옷을 위쪽에 두면 무게 때문에 아래 옷이 눌리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자주 꺼내 입는 간절기 옷은 옷장 앞쪽이나 손이 잘 닿는 칸에 배치하고, 당장 입지 않는 옷은 안쪽이나 위 칸으로 옮겨 동선을 정리하면 다음에 옷을 찾는 시간도 크게 줄어듭니다.

assorted-color clothes

보관함이나 옷장 안에는 방충제와 제습제를 함께 넣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방충제는 옷에 직접 닿지 않도록 옷 사이나 옷장 모서리에 두고, 나프탈렌 성분보다는 옷감 변색 걱정이 적은 편백 계열이나 무향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무난합니다. 제습제는 습기가 잘 차는 바닥 쪽에 두면 효과가 더 오래갑니다.

환절기 옷 정리에서 가장 흔한 실수는 세탁 없이 바로 압축팩에 넣는 것과, 옷장을 환기하지 않고 바로 새 옷을 채우는 것입니다. 두 가지만 지켜도 다음 계절에 꺼냈을 때 나는 퀴퀴한 냄새와 누런 얼룩을 대부분 예방할 수 있습니다.

cardboard box

마지막으로 정리한 옷 종류와 보관 위치를 스마트폰 사진으로 한 장 찍어두면, 다음 계절이 왔을 때 어디에 무엇을 넣어뒀는지 다시 찾아 헤매지 않아도 됩니다. 이렇게 순서를 정해두면 매년 반복되는 환절기 옷 정리가 훨씬 짧고 수월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