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 문을 열 때마다 어딘가 시큼하고 묵은 냄새가 훅 끼치는 경험, 누구나 있으실 거예요. 탈취제를 넣어봐도 며칠 지나면 다시 냄새가 나는 이유는 대부분 냄새의 원인을 그대로 두고 향으로만 덮으려 했기 때문입니다. 냉장고 냄새는 크게 세 가지에서 시작합니다. 첫째는 상하거나 오래된 음식, 둘째는 흘러내린 국물이나 채소즙이 선반 틈·배수구에 말라붙은 것, 셋째는 고무 패킹 사이에 낀 곰팡이입니다. 이 세 곳을 순서대로 해결하면 탈취제 없이도 냄새가 훨씬 줄어듭니다.

Colorful plastic food containers stacked inside a refrigerator with fresh produce

가장 먼저 할 일은 비우기입니다. 냉장실과 냉동실의 내용물을 전부 꺼내 큰 상 위나 아이스박스에 옮겨 놓으세요. 이때 유통기한이 지난 소스, 뚜껑에 곰팡이가 핀 잼, 물이 흥건해진 채소, 언제 담았는지 기억나지 않는 반찬통은 과감하게 버립니다. 냉장고 냄새의 절반은 이 단계에서 사라집니다. 반찬통은 뚜껑 고무 부분까지 열어 냄새를 확인해보고, 통 자체에 냄새가 배어 있으면 쌀뜨물이나 베이킹소다 물에 30분 담근 뒤 씻어주세요.

내용물을 빼냈다면 분리 가능한 선반과 서랍은 모두 꺼내 실온에 10분 정도 두었다가 미지근한 물로 설거지하듯 닦습니다. 강화유리 선반을 갓 꺼내 뜨거운 물에 바로 넣으면 온도 차로 깨질 수 있으니 반드시 한 김 식힌 뒤 씻어야 합니다. 세제로 씻고 마지막에 베이킹소다를 뿌려 부드러운 스펀지로 문질러주면 눌러붙은 국물 자국과 냄새가 함께 빠집니다. 씻은 뒤에는 물기를 완전히 말려서 넣어야 합니다. 물기가 남으면 곰팡이와 냄새가 다시 시작됩니다.

Modern kitchen with wooden cabinets and stainless steel appliances

내부 벽면은 따로 세제를 쓰지 않고 베이킹소다 물이나 식초 물로 닦는 것이 안전합니다. 미지근한 물 500ml에 베이킹소다 한 큰술을 녹여 분무기에 담고, 벽면과 문 안쪽에 뿌린 뒤 마른 수건으로 닦아냅니다. 시큼한 냄새가 심할 때는 물과 식초를 2대 1로 섞어 닦으면 산성 성분이 냄새 원인을 중화해줍니다. 단, 식초와 베이킹소다를 동시에 섞으면 서로 효과를 없애니 둘 중 하나만 쓰세요. 마무리로 소주나 알코올 솜으로 한 번 더 닦으면 살균과 건조가 동시에 됩니다.

많은 분이 놓치는 곳이 문 고무 패킹입니다. 패킹 주름 안쪽을 손가락으로 벌려 보면 검은 곰팡이와 먼지가 껴 있는 경우가 많고, 여기서 나는 냄새가 문을 열 때 가장 먼저 느껴집니다. 오래된 칫솔이나 면봉에 베이킹소다 물을 묻혀 주름 안쪽을 결 방향으로 훑어내고, 곰팡이가 심하면 과산화수소를 묻힌 면봉으로 눌러 닦은 뒤 물수건으로 씻어내세요. 패킹을 세게 잡아당기면 변형되어 냉기가 새고 전기료가 올라가니 힘을 주지 말고 살살 다뤄야 합니다.

a can of baking powder sitting on a table

또 하나의 숨은 원인은 냉장실 안쪽 아래에 있는 물 빠짐 구멍, 즉 배수구입니다. 여기에 음식물 찌꺼기가 막히면 물이 고여 썩으면서 냄새가 올라옵니다. 면봉이나 얇은 빨대로 구멍 주변을 조심스럽게 청소하고, 미지근한 물을 조금 부어 물이 잘 빠지는지 확인하세요. 냉장고 뒤나 아래에 있는 물받이 접시도 오래되면 냄새가 나므로, 설명서를 참고해 분리할 수 있는 모델이라면 꺼내 씻어줍니다.

청소가 끝난 뒤에 탈취제를 넣어야 효과가 오래갑니다. 가장 저렴하고 확실한 건 베이킹소다입니다. 뚜껑을 열어둔 유리병이나 종이컵에 베이킹소다를 반쯤 담아 냉장실과 냉동실에 각각 하나씩 두고 2~3개월마다 교체하세요. 마시고 남은 커피 찌꺼기를 바짝 말려 접시에 펼쳐 두면 강한 김치·젓갈 냄새를 잡는 데 좋고, 신문지를 몇 겹 접어 선반 뒤쪽에 세워두면 습기와 냄새를 함께 흡수합니다. 숯이나 녹차 티백을 말려 쓰는 방법도 같은 원리입니다. 반면 향이 강한 방향제는 음식에 향이 옮겨 붙을 수 있어 냉장고에는 권하지 않습니다.

person holding clear glass mug

마지막은 냄새가 다시 생기지 않게 하는 관리 습관입니다. 김치, 젓갈, 절인 생선, 자른 양파 같은 강한 냄새 식품은 반드시 밀폐용기에 담고, 뚜껑 테두리를 닦아서 넣으세요. 랩만 씌운 그릇은 냄새가 그대로 퍼집니다. 냉장고는 60~70% 정도만 채워 냉기가 순환되게 하고, 국물이 흐르면 그날 바로 닦는 것이 최선입니다. 그리고 일주일에 한 번, 장 보기 전날을 정해 오래된 식품을 확인해 비우는 날로 삼으면 큰 청소를 자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전체 대청소는 계절이 바뀔 때마다, 즉 3개월에 한 번 정도가 적당합니다.

Colorful plastic food containers stacked inside a refrigerator with fresh produ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