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문을 열 때마다 뿌옇게 보이는 방충망, 손가락으로 슬쩍 문지르면 시커먼 먼지가 묻어 나오죠. 방충망은 미세먼지, 매연, 꽃가루, 요리할 때 나가는 기름 연기가 겹겹이 쌓이는 곳이라 1년만 방치해도 망 구멍의 절반이 막힙니다. 그러면 환기 효율이 떨어지고, 창문을 열 때마다 그 먼지가 그대로 실내로 들어옵니다. 그런데 대부분 청소를 미루는 이유는 "방충망을 떼야 한다"는 부담 때문이에요. 사실 웬만한 먼지는 방충망을 떼지 않고도 충분히 걷어낼 수 있습니다.

a building with a tree in the front

가장 먼저 기억할 원칙은 하나입니다. 마른 먼지를 먼저 걷어내고, 그다음에 물을 쓴다는 것. 순서를 반대로 해서 물부터 뿌리면 쌓여 있던 먼지가 물을 먹고 진흙처럼 뭉쳐 망 구멍 사이에 박혀버립니다. 그 상태가 되면 솔로 아무리 문질러도 잘 빠지지 않고, 창틀과 벽에 흙탕물 자국까지 남습니다. 급한 마음에 호스부터 들이대는 실수만 피해도 청소 난이도가 절반으로 줄어듭니다.

준비물은 간단합니다. 신문지 또는 전단지 여러 장, 청소기(솔 노즐), 마른 수건 두 장, 주방용 스펀지 두 개, 헌 칫솔, 분무기, 중성세제나 주방세제 약간이면 충분합니다. 특별한 도구를 사려고 마트에 갈 필요는 없어요. 여기에 창틀 홈을 닦을 나무젓가락과 물티슈 정도만 더하면 완벽합니다.

1단계는 신문지 붙이기입니다. 방충망 바깥쪽(집 밖 방향)에 신문지를 넓게 펴서 붙이거나, 손이 닿지 않으면 실내 쪽에서 창문 아래쪽에 대어 둡니다. 신문지가 먼지를 받아주는 방패 역할을 해서, 청소기로 빨아들이지 못한 먼지가 밖이나 실내로 흩날리는 걸 막아줍니다. 마스킹 테이프로 가볍게 고정하면 손이 자유로워집니다.

A dog rests near a vacuum cleaner on the floor

2단계는 청소기로 마른 먼지 흡입하기입니다. 청소기에 솔 노즐을 끼우고 흡입력은 약하게 맞춘 뒤, 방충망을 위에서 아래로 세로 방향으로 훑어 내립니다. 노즐을 너무 세게 누르면 망이 늘어나거나 프레임에서 빠질 수 있으니 살짝 닿는 정도로만 움직이세요. 세로로 한 번 훑고 나서 가로로 한 번 더 훑으면 격자 사이에 낀 먼지까지 빠집니다. 이 단계만 제대로 해도 뿌옇던 시야가 눈에 띄게 맑아집니다.

3단계는 스펀지 샌드위치 닦기입니다. 이 방법이 방충망 청소의 핵심이에요. 주방용 스펀지 두 개를 준비해 물에 적신 뒤 꽉 짜서 축축한 정도로 만들고, 한쪽에는 중성세제를 아주 소량 묻힙니다. 그리고 방충망을 사이에 두고 안쪽과 바깥쪽에서 스펀지 두 개로 살짝 잡듯이 맞댄 다음, 위에서 아래로 천천히 내려옵니다. 양쪽에서 동시에 눌러주기 때문에 망이 밀리지 않고, 구멍 안쪽에 낀 때까지 한 번에 닦입니다. 한 번 내릴 때마다 스펀지에 묻은 검은 때를 헹궈가며 반복하면 물이 맑아지는 시점이 옵니다. 손이 바깥까지 닿지 않는 고층이라면 무리하지 말고, 안쪽에서 스펀지 하나로만 위에서 아래로 부드럽게 훑어도 효과가 있습니다.

yellow powder on clear glass bowl

4단계는 창틀과 레일 청소입니다. 방충망만 깨끗해도 창틀 홈에 먼지가 남아 있으면 며칠 안에 다시 지저분해집니다. 나무젓가락 끝에 물티슈를 감아 레일 홈을 훑어 내고, 모서리 구석은 헌 칫솔로 긁어낸 뒤 마른 수건으로 마무리합니다. 레일에 낀 모래알 같은 이물질을 제거하면 창문 여닫는 소리도 훨씬 부드러워집니다.

grey high-rise building during daytime

찌든 기름때가 심한 주방 쪽 방충망은 여기서 한 단계가 더 필요합니다. 분무기에 미지근한 물 500ml, 주방세제 한 티스푼, 식초 한 큰술을 섞어 방충망에 골고루 뿌리고 3~5분 정도 둡니다. 기름이 불면 스펀지 샌드위치 방법으로 다시 닦아내고,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눌러 흡수시킵니다. 이때 과탄산소다나 락스는 알루미늄 프레임을 부식시킬 수 있으니 피하는 게 안전합니다.

방충망을 아예 떼어낼 수 있는 1층이나 마당이 있는 집이라면 물세척이 가장 확실합니다. 방충망은 프레임 아래쪽을 잡고 살짝 들어 올린 뒤 아래를 앞으로 빼내면 대부분 분리됩니다. 떼어낸 방충망을 욕실이나 마당 벽에 세워두고, 마른 먼지를 털어낸 다음 샤워기나 호스로 위에서 아래로 물을 뿌립니다. 세제를 푼 물에 스펀지를 적셔 양면을 닦고 헹군 뒤, 반드시 그늘에서 완전히 말린 다음 끼워야 합니다. 젖은 채로 끼우면 프레임 안쪽에 물이 고여 곰팡이가 생깁니다.

a close up of a shower head in a bathroom

마지막으로 유지 관리 팁입니다. 방충망은 봄 황사철이 끝난 5월, 그리고 가을 환기철이 시작되는 9월 이렇게 1년에 두 번 청소하면 충분합니다. 사이사이에는 청소기 솔 노즐로 한 달에 한 번 훑어주기만 해도 때가 눌어붙지 않아요. 또 창문을 닦은 뒤 남은 마른 극세사 수건으로 방충망을 한 번 쓸어주는 습관을 들이면 관리가 훨씬 쉬워집니다. 망이 찢어졌다면 문구점이나 철물점에서 파는 방충망 보수 스티커로 응급 처치가 가능하고, 구멍이 여러 군데 났다면 방충망 원단을 사서 고무 패킹만 갈아 끼우는 방법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