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수거를 할 때마다 손에 든 물건 하나 때문에 잠시 멈추게 되는 순간이 있습니다. 영수증은 종이니까 종이류일까, 치킨 상자는 기름이 묻었는데 그냥 버려도 될까, 아이스팩은 터뜨려서 버려야 할까 하는 고민이죠. 분리배출의 기본 원칙은 딱 네 가지입니다. 비우고, 헹구고, 섞이지 않게 분리하고, 라벨이나 뚜껑처럼 다른 재질은 떼어내는 것입니다. 이 네 가지만 기억하면 대부분의 항목은 판단할 수 있고, 그래도 애매한 것들은 아래에서 항목별로 정리해두었으니 하나씩 확인해보세요.
먼저 종이류입니다. 종이는 재활용이 잘 되는 자원이지만, 코팅이 되어 있거나 오염된 종이는 오히려 재활용을 방해합니다. 영수증은 감열지라서 종이류가 아니라 일반 쓰레기로 버려야 합니다. 코팅된 광고 전단, 금박이 들어간 쇼핑백, 스티커가 붙은 종이, 사진, 벽지, 부직포 물티슈 포장도 모두 일반 쓰레기입니다. 기름이 배어 있는 치킨 상자와 피자 상자는 기름이 스민 부분만 찢어 일반 쓰레기로 버리고, 깨끗한 나머지 판지만 종이류로 배출하면 됩니다. 택배 상자는 송장 스티커와 테이프를 반드시 떼어낸 뒤 납작하게 접어 내놓고, 노트나 서류는 스프링과 클립을 제거해야 합니다. 종이컵은 내부가 얇게 코팅되어 있어 별도 수거가 원칙이지만, 대부분의 아파트에서는 종이류와 따로 모아둔 함이 없다면 종이류로 배출해도 무방합니다.
우유팩과 두유팩처럼 종이팩은 일반 종이와 섞으면 안 됩니다. 종이팩은 고급 펄프로 만들어져 화장지 원료로 재활용되기 때문에 따로 모아야 값어치가 있습니다. 내용물을 비우고 물로 한 번 헹군 뒤 펼쳐서 말려 종이팩 전용 수거함에 넣으세요. 수거함이 없다면 주민센터나 행정복지센터에 모아 가면 화장지로 교환해주는 곳도 많습니다.
플라스틱은 재질이 다양해서 가장 헷갈리는 품목입니다. 페트병은 라벨을 떼고, 뚜껑과 링을 분리하고, 찌그러뜨려 배출합니다. 투명 페트병은 색깔이 있는 페트병과 따로 모아 별도 배출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반면 칫솔, 볼펜, 알약 포장 껍질, 장난감, 옷걸이, 화장품 펌프, CD, 비닐 코팅 장갑처럼 여러 재질이 섞여 있거나 크기가 작은 플라스틱은 일반 쓰레기입니다. 판단 기준은 간단합니다. 재질이 한 가지이고 손바닥 정도 크기 이상이면 플라스틱류, 여러 재질이 붙어 있거나 아주 작으면 일반 쓰레기로 보면 대체로 맞습니다.
비닐류는 생각보다 많이 재활용됩니다. 과자 봉지, 라면 봉지, 빨대 포장, 뽁뽁이, 비닐 완충재, 냉동식품 봉투 모두 비닐류로 배출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물질이 묻어 있으면 안 되니 내용물을 털어내고, 양념이 묻었다면 물로 씻어 말리세요. 씻어도 지워지지 않을 만큼 기름지거나 젖은 비닐은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편이 낫습니다. 참고로 비닐은 투명하지 않아도 되고, 인쇄가 있어도 괜찮습니다.
유리와 캔도 원칙이 있습니다. 유리병은 뚜껑을 분리하고 내용물을 비워 유리류로 배출하되, 깨진 유리와 도자기, 사기그릇, 거울, 유리 냄비 뚜껑, 내열 유리는 유리류가 아닙니다. 이것들은 신문지로 여러 겹 감싸 특수 규격 마대나 종량제 봉투에 넣어 버려야 하고, 양이 많으면 지자체의 불연성 폐기물 마대를 이용하세요. 통조림 캔, 참치 캔은 내부를 씻어 캔류로, 부탄가스와 스프레이 캔은 반드시 가스를 완전히 빼고 배출합니다. 통풍이 되는 야외에서 노즐을 눌러 남은 가스를 뺀 뒤 캔류에 넣으면 됩니다.
생활 속에서 특히 자주 묻는 항목들을 모아봅니다. 아이스팩 중 물로만 채워진 것은 물을 버리고 비닐만 비닐류로, 젤 형태의 고흡수성 수지가 든 것은 뜯지 말고 그대로 일반 쓰레기로 버립니다. 젤을 하수구에 흘리면 배관이 막히고 환경에도 좋지 않습니다. 스티로폼 상자는 테이프와 스티커를 완전히 제거하고 깨끗한 흰색만 스티로폼류로, 색이 있거나 음식물이 스민 것은 일반 쓰레기입니다. 형광등과 폐건전지는 아파트나 주민센터의 전용 수거함에, 폐의약품은 약국이나 보건소에 가져가야 하며 절대 변기에 흘려보내지 마세요. 옷은 상태가 좋으면 의류 수거함, 속옷과 신발 한 짝, 이불, 카펫은 대부분 대형 폐기물이나 일반 쓰레기로 처리합니다. 기름은 굳혀서 종량제 봉투에, 화분 흙은 소량이면 종량제 봉투에 담아 버립니다.
음식물 쓰레기와 일반 쓰레기의 경계도 자주 틀립니다. 기준은 동물이 사료로 먹을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그래서 뼈, 조개껍데기, 달걀 껍데기, 게 껍데기, 복숭아씨, 옥수수 껍질, 양파 껍질, 파인애플 껍질, 티백, 커피 찌꺼기, 고추장과 된장 같은 장류는 음식물 쓰레기가 아니라 일반 쓰레기입니다. 반대로 과일 껍질과 채소 다듬은 부분, 밥과 반찬 남은 것은 물기를 최대한 짜서 음식물 쓰레기로 배출하세요. 물기를 줄이면 무게가 줄어 수수료도 절약됩니다.
마지막으로 실천 팁을 드립니다. 현관 옆에 작은 상자 하나를 두고 택배 상자에서 뗀 테이프, 라벨, 작은 잡플라스틱을 모아 한꺼번에 종량제 봉투에 넣으면 분리 과정이 훨씬 빨라집니다. 가위와 커터칼을 분리수거 자리에 함께 두는 것도 효과적입니다. 또한 분리배출 기준은 지자체마다 조금씩 다르므로, 헷갈릴 때는 환경부 내손안의분리배출 앱이나 거주지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는 습관을 들이면 좋습니다. 확실하지 않은 물건을 재활용함에 넣는 것보다 일반 쓰레기로 버리는 편이 전체 재활용 품질에 오히려 도움이 된다는 점도 기억해두세요.